'보육료 현실화 안 되니...' 호봉 받는 국공립어린이집도 열악

관리자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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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번째 선생님의 급여명세서] ③보육료 현실화 안 되면 호봉제도 유명무실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어린이집 보육교사 인건비는 어린이집 유형에 따라 다르다. 국공립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매년 내놓는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급기준’ 호봉제를 따르고 있으나 민간·가정어린이집의 경우 인건비 지급 기준은 따로 없고 경력과 관계없이 그해 최저임금을 받는다. 무상보육 시대, 민간·가정어린이집의 호봉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를 살펴봤다. -기자 말

[기사 싣는 순서]
1. [좌담] “우리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의 급여, 왜 최저임금이죠?”
2. [인터뷰] 초임 보육교사와 15년 차 보육교사의 급여명세서
3. [인터뷰] '보육료 현실화 안 되니...' 호봉 받는 국공립어린이집도 열악
4. [정책] 보육교사 공무원 수준으로, 그 수많은 약속은 어디로 사라졌나요?
5. [목소리] 보육교사 호봉제 도입, 이룰 수 없는 꿈인가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지난 1월 7일 서울시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 임금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10년 차 국공립 보육교사 월급은 235만 원, 민간·가정 보육교사 월급은 182만 2480원이라고 공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급여는 주는 사람 마음이에요. 그나마 국공립어린이집이 호봉을 인정해주니까 옮겨가려고 하는데, 연차가 높아지면 오래 일할 수가 없어요. 급여가 높아지니까요.”


민간어린이집에서 26년 일한 보육교사가 기자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민간·가정어린이집(이하 민간·가정)에 국공립어린이집(이하 국공립)처럼 경력을 인정한 호봉제 도입의 필요성이 이야기 했으나 호봉제가 있는 국공립에는 호봉이 높으면 더 일할 수가 없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국공립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들과 원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저는 만 5세 유아반을 맡고 있고, 현재 11호봉을 받고 있어요. 8년 차 때 송파구의 한 국공립에 면접을 보러 갔었는데요, 호봉이 너무 높아서 같이 일하기 어렵다고 하셨어요. 그때 3호봉 교사가 합격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원에도 올해 2월에 교사 충원을 했는데요, 8~10호봉 교사들의 이력서가 많이 들어왔지만 신입교사 3명에게만 면접 기회를 주더라고요. 연차가 쌓일수록 불안한 부분이 많죠. 언제까지 여기서 일할 수 있을지….”

서울 동대문구의 한 국공립 보육교사 A 씨의 이야기다. A 씨는 지난 27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본인이 직접 이직 준비과정에서 겪은 것과 현재 일하는 어린이집에서의 있었던 일을 상세히 들려줬다. 또 해당 어린이집에는 최근 원장이 바뀌면서 원감이 20호봉이라 눈치가 보여 못 다니겠다고 그만뒀다고 했다.

2018년 전국 보육실태조사에서 호봉을 적용하는 기관 교사를 대상으로 평균 호봉을 분석한 결과, 보육교사 1만 8389명 중 호봉을 적용받는 9231명의 평균 호봉은 6.0호봉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09년 조사 이후 보육교사의 어린이집 교사 경력은 1년 7개월 증가한 반면 평균 호봉은 1호봉 높아져 현장에서 교사 경력만큼 호봉체계에 따라 급여를 주고 있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경력이 많은 교사가 현장을 떠나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경력자가 보육 현장에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국공립 평균 6호봉…"연차 높은 교사는 일하기 힘든 상황”
국공립 보육교사들은 연차가 높아지면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자료사진.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경력 많은 교사가 국공립에서 일하기 힘들다는 게 사실일까. 베이비뉴스가 입수한 경기도의 한 지자체와 국공립의 위·수탁 협약서를 확인해 보니, 보육교직원의 임면과 관련해 “5호봉 이상 보육교직원 채용 시 위탁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해당 지자체 관계자에게 문의했더니, 이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정부의 고용 안정화 권고 등을 반영해 이 조항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보육교사 A 씨는 “국공립에서 보육교사 5년 차 이상만 되면 유아반은 맡을 수 없고 영아반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국공립과 같은 정부 인건비 지원 시설은 영아반 교사 인건비의 80%, 유아반 교사 인건비의 30%를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때문에 호봉이 높은 교사는 지원이 더 많은 영아반을 맡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공립 보육교사들의 현장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경기도 수원시의 한 국공립 14호봉 보육교사 B 씨. B 씨는 지난 29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공립에 포함 안 된 경력까지 합치면 보육교사 16년 차인데 월급이 300만 원이 안 돼요. 이게 맞나 싶어요. 저 아르바이트하러 나온 거 아니거든요”이라고 말했다.

보육사업안내 ‘2021년도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급기준’을 보면 1호봉 보육교사 월 지급액 194만 800원부터 30호봉 352만 9000원까지 나와 있다. B 씨가 일하는 국공립에는 가장 높은 호봉이 본인 14호봉이고 가장 낮은 호봉은 2호봉이다. 평균 5~6호봉. B 씨는 “원장이 교사에게 호봉 값어치를 하라고 압력을 많이 주죠. 연차 높은 교사는 일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인신공격이나 괴롭혀서 더 버티지 못하게 해요”라고 주장했다.

강원도 춘천시의 한 국공립에 근무하는 11호봉 C 씨도 “오래 근무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이유는 급여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C 씨는 29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3~4년 지나면 눈치를 주거나 권고사직을 시켜요. 교사가 너무 오래 있으면 시스템을 다 알고 그러다 보니까 원장이 하고 싶은 대로 못 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꼭 돈 문제만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 원장 측 “호봉 높은 교사 그만두게 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2021년도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급기준’을 보면 1호봉 보육교사 월 지급액 194만 800원부터 30호봉 352만 9000원까지 나와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 같은 보육교사들의 주장에 대해 국공립 원장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서울에서 국공립을 운영하는 원장 D 씨와 올해 민간에서 국공립으로 전환된 어린이집 원장 E 씨를 지난 26일 차례로 전화 인터뷰했다.

D 씨는 인건비와 관련해, “전체 보육료의 65~75%가 인건비인데, 유아반의 경우 30%만 지원해주기 때문에 어린이집에서 70%를 더해야 하니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그나마도 정원이 충족되면 괜찮지만 영유아 다 합쳐 정원 충족률이 70~80%인 상황에서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죠”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D 씨는 “호봉이 높은 교사를 그만두게 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D 씨는 “인건비 부담이 있다고 하더라도 연차가 높은 교사는 척하면 척이고 믿고 맡길 수 있어요. 교사들이 알아서 일 분담도 잘하고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에 원의 부담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국공립으로 전환된 어린이집 원장 E 씨는 그간 민간에서 같이 일해 온 교사들과 국공립으로 옮겼다. E 씨는 “10호봉이 교사 반 이상이에요. 제일 호봉이 높은 교사는 15호봉인데 인건비가 운영비를 파먹어가는 겁니다. 호봉 낮은 교사를 채용하지 않으면 운영비를 까먹는 구조에요. 그러니 국공립에서는 인건비 지원이 적은 유아반 아동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곳도 있고요, 받는 곳에서는 호봉 높은 교사를 안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국공립 원장의 입장은 유아반 30% 인건비 지원은 너무 적다는 것이다. D 씨는 “대부분 국공립이라고 하면 인건비는 100%로 지원받는다고 생각해요. 국공립이라고 하면 사실 그래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

E 씨는 “이제 보육료 지원체계 설계를 다시 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이제는 인건비 지원 시설(국공립·사회복지법인 등)과 미지원 시설(민간·가정)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 국공립 교사들의 바람…“지자체마다 다른 수당 차별 없게 해달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지난 1월 7일 서울시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 임금 실태조사 결과 10명 중 9명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민간과 가정을 거쳐 국공립에서 11년 차 일하는 C 씨는 “저는 민간·가정에서도 일해 봤고, 호봉제라고 해서 국공립으로 왔는데 들어와서 일해 보니 일은 민간·가정과 똑같더라고요. 국공립은 특별하고 차이가 있을 줄 알았는데 똑같았어요. 저희 원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요. 민간·가정도 국공립과 똑같이 호봉제가 돼야 한다고 봐요. 제 생각은.”

국공립 보육교사들 역시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수당이 있다. 하지만 민간·가정보다는 수당이 적다는 목소리다. 수원시의 경우, 처우개선비 15만 원, 영아반 담임수당 24만 원, 경우에 따라 영아전문 자격 수당 5만 원이 지급된다. 서울 동대문구의 경우, 처우개선비 14만 5000원과 맡은 반에 따라 누리 수당 36만 원을 받거나 영아반 담임수당 24만 원을 받는다.

국공립 보육교사의 바람도 민간·가정 보육교사와 다르지 않았다. 지자체마다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수당 차별을 없게 해달라는 것.

어떻게 하면 어린이집 운영의 어려움 없이 호봉을 인정해주고 교사들이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E 원장은 “인건비 지원체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민간·가정에서누더기 수당 지급 대신 기본급에 반영해 호봉제 급여체계를 만들고, 정부의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급비율과 지급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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