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수업 재개하자 사이버폭력 줄고, 언어폭력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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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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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생 A군에게 지난 1학기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등교수업 3일 만에 A군은 동급생 B군에게 이유 없이 꼬집혔다. '장난'이라며 화해를 청하던 B군의 괴롭힘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B군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새 욕을 접할 때마다 A군에게 그대로 써먹었다. 머리에 혹이 나도록 꿀밤을 때리기도 했다. 빌린 물건을 돌려주지 않는 일도 잦았다. 괴롭힘 끝엔 늘 사과가 덧붙었다. A군은 등교일이 돌아올 때마다 마음이 초조했다.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제한됐던 등교수업이 재개되면서 학교폭력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사이버폭력과 집단따돌림은 줄었지만, 대면활동 중 발생하는 언어·신체폭력은 되레 늘었다.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교육부는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5~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전국 초4~고3 재학생 387만명 중 344만명(88.8%)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2020년 2학기부터 올해 4월 사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1.1%(3만6300명)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조사 대비 0.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등교수업 재개와 함께 반등했다. 초등학교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2.5%로 1.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중학교는 0.5%에서 0.4%로, 고등학교는 0.24%에서 0.18%로 각각 줄었다.

학교폭력 양상은 지난 1년 사이 또 달라졌다. 피해 유형끼리 비교하면 언어폭력과 신체폭력 비중이 커지고,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 비중은 줄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원격수업 중심의 학사운영이 이뤄졌던 지난해 조사에선 집단따돌림이 전체 피해의 26%를 차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14.5%로 11.5%포인트 줄었다. 사이버폭력은 12.3%에서 9.8%로 2.5%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언어폭력 비중은 41.7%로 지난해보다 8.2%포인트 늘어났고, 신체폭력은 12.4%로 4.5%포인트 늘었다. 등교수업이 점차 확대되면서 학교폭력 유형도 대면활동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개별 건수로도 확인된다. 초4~고3 학생 1000명당 학교폭력 피해 유형별 응답 건수는 △언어폭력 7.4명 △집단따돌림 2.6명 △신체폭력 2.2명 △사이버폭력 1.7명 등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언어폭력은 2.5명, 신체폭력은 1명 늘었다.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은 각각 1.2명, 0.1명 줄었다.

초등학교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번 조사에서 초등학교 4~6학년 재학생 1000명당 피해 유형별 응답 건수는 △언어폭력 17.9명 △집단따돌림 6명 △신체폭력 5.2명 △사이버폭력 3.5명 등으로 집계됐다. 중·고등학교에서도 학교폭력 유형 중 언어폭력이 가장 두드러졌지만, 학생 1000명당 피해 건수는 각각 중학교 2.9명, 고등학교 1.3명으로 집계됐다. 초등학교에서 언어폭력은 중학교의 6배, 고등학교의 14배 많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실태조사를 위탁받은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장은 "2020년 조사에 비해 피해·가해·목격 응답률이 모두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 간 대면 상호작용 축소로 인한 교우관계 형성 및 갈등 관리의 어려움 등이 등교수업 확대와 함께 표출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와 최근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토대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2년 시행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광민 기자(doo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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