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합의, 덜주고 더 받았다"는 트럼프···시진핑 뒤에서 웃음

관리자
202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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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류허, 백악관서 1단계 무역합의 서명
中, 농산물 320억 달러 등 2000억 추가 구매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기술 강제이전 금지
불이행시 관세 재부과, 2단계 합의는 대선 이후

美, 부과하려던 관세 철회, 기존 관세율 낮춰
中국영기업·보조금 문제 못 짚은 취약한 합의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류허 중국 부총리와웃고 있다. [EPA=연합뉴스]


2년 가까이 세계 경제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공식 휴전에 들어갔다. 미·중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전하는 것은 막았지만, 합의 내용과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종전'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단계 무역 합의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중국은 농산물·에너지를 포함한 미국산 상품을 대량으로 사주고, 중국에 진출하는 미국 기업에 기술이전을 강요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미국 은행·증권·신용카드 등 금융 기업에 대해 중국 시장을 더욱 개방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중국산 상품에 부과하려던 관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절반으로 낮추기로 했다.


미국이 덜 주고 더 많이 얻어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역사적인 합의"라고 외쳤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뒤에서 조용히 웃고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과 중국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합의에 최종 서명했다.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은 류허 부총리가 합의문 서명자로 나섰다. 2018년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무역전쟁 포문을 연 지 22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 13일 미ㆍ중이 1단계 합의 도달을 발표한 뒤로는 한 달여만이다.


정치인·금융인·기업인·농업인 등으로 가득 찬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는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공정하고 상호적인 무역을 향한 중대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우리는 함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말해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행위를 시정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中, 2년간 2000억 달러 추가 구매…농산물보다 공산품 위주


중국은 농산물ㆍ에너지ㆍ공산품ㆍ서비스 분야에서 2021년까지 미국산 제품 2000억 달러(약 231조7000억원) 규모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추가 구매액은 올해 767억 달러, 내년 1233억 달러 규모로 정했다.


90여쪽짜리 합의문은 중국이 2년간 미국으로부터 구매할 품목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오일시드ㆍ육류ㆍ면화 등 농산물 구매액은 320억 달러로, 전체의 16%에 해당한다. 올해 125억 달러, 내년 195억 달러어치 구매하기로 했다. 무역전쟁 이전인 2017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액이 240억 달러를 기준으로 첫해 52%, 둘째 해 81% 늘어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서부 농업지대 ‘팜 벨트’ 표심을 의식해 농산물 수출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추가 구매분은 농산물보다는 공산품(777억 달러), 에너지(524억 달러), 서비스(379억 달러)에 더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을 강요하지 않고,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약속했다. 지식재산권 침범 상품에 대한 단속과 기술 절취범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의 은행ㆍ증권ㆍ신용카드 등 금융기업에 대한 중국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부과하려던 중국산 상품 1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12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부과해 온 관세율 15%는 7.5%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2500억 달러 규모에 부과 중인 25% 관세는 2단계 무역 합의 때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미국이 계속해서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중국산 상품은 3700억 달러 규모가 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의 65%에 해당한다. 기업의 관세 부담과 고율 관세로 인한 세계 무역의 경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무역 합의를 하게 되면 이 관세를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에서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1단계 합의 이행을 지켜본 뒤 2단계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단계 무역 합의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1단계 합의 성과를 홍보하고, 남은 관세를 지렛대로 중국의 합의 이행을 압박하면서 상황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에는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이행 장치를 마련했다. 합의를 지키지 않은 중국의 과거 행적을 들어 미국이 강력히 주장해 포함시켰다. 중국은 합의 발효 이후 30일 안에 합의 ‘이행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합의 위반이라고 판단될 경우 90일간 실무급,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스냅백’ 조항도 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중국 변화 기대한 미국인들 실망…시진핑 웃고 있을 것"

이번 합의의 가장 취약한 점은 중국의 불공정한 산업 관행 개혁 등 중요한 쟁점을 미해결 상태로 뒀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국영 기업과 보조금 수혜 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을 한다는 미국 정·재계의 불만을 해소하지 못했다.


국영 기업과 보조금 문제에 칼을 대는 것은 자국 산업 정책에 대한 개입이라며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바람에 1단계 무역합의에서 제외했다. 미·중은 2단계 무역 합의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중국의 불공정 시정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셈이다.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압적인 행동을 비판하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을 주장했지만, 역설적으로 중국의 미국산 상품 구매를 의무로 부과했다는 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을 시정하는 대신 상품을 더 파는 쪽으로 타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을 비롯한 반대 진영에서 트럼프의 대중국 무역전쟁이 미완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1단계 무역합의는 역사적인 실수"라면서 "중국이 공정하게 행동하도록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한 수많은 미국인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의 취약함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향해 조용히 미소 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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