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논란, 윤석열 대통령의 이 말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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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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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시행된 지난 2015년 6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촌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 연합뉴스

교육도 심리입니다. 교통 흐름과 비슷합니다. 사람들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의 길을 택합니다. 당국이 해야 할 일은 적절한 신호 보내기 또는 도로 정비입니다.

일제고사 논란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 발표 관련하여 전수평가가 거론된 이후 뜨겁습니다. 우려 목소리가 등장하고 언론보도 또한 상당합니다. 국감 사안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책의 잘못은 아닙니다. 교육부가 마련한 방안에는 전수평가나 일제고사가 없습니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밝혔던 컴퓨터 기반 자율평가의 확대를 이어받습니다. 그러면서 더 세밀해지고 촘촘해졌습니다. 교육주체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잘못은 대통령입니다. 11일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이 문제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전수평가'와 '원하는 학교'를 함께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악몽으로 남아 있는 '자율학습을 강제로 하는 학교' 풍경과 같습니다.

대통령의 전수 발언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올해 2월 14일, 대선 후보 시절 교육정책의 기본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기초학력 관련하여 "평가와 줄세우기 차원이 아닌, 학업성취도와 격차 파악을 위해 주기적인 전수 학력 검증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브리핑했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자료에는 '전수 학력평가'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신호를 잘못 보냈습니다. 전수평가라는 단어의 무게와 일제고사라는 맥락을 알고 있었다면, 웬만해선 하지 말아야 할 신호였습니다. 공무원들이 공들인 정책에 찬 물을 끼얹은 형국입니다.

대통령은 더구나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이주호 전 장관을 지명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일제고사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일제고사 부활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11일 당일 대통령실은 전수평가 부활 아니라는 설명자료를 냈습니다. "과거 정부에서 시행하던 학업성취도 전수평가가 지난 정부에서 폐지됐는데, 이를 앞으로 원하는 학교는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이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희망하는 학교만 자율평가'로 돼 있고"라고 밝힙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국정과제에는 그런 문구가 없습니다. 다소 부정확한 설명입니다.

당국의 신호가 문제니, 해법은 신호 고쳐 보내기입니다. 전수평가나 일제고사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면 됩니다. 이주호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등에서 분명히 밝히면 됩니다.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시작은 진단입니다. 진단검사는 지필평가, 관찰, 면담 등의 방법으로 하라고 기초학력보장법에 쓰여 있습니다. 다양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학생이 다양하니, 진단도구도 다양한 것이 맞겠지요.

교육부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명칭 그대로 자율에 맡길 때, 취지가 살아날 겁니다. 학교와 학급의 판단에 더해 학생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면 금상첨화일 듯 합니다.

강제하면 부작용 생깁니다. 부모는 강제 자율학습, 자녀는 강제 자율평가 장면이 없기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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